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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북한연구 26권 3호 2023

현대북한연구 26권 3호 2023

발행일
2023.12.31.
ISSN
1229-4616 (Print) / 2713-6051 (Online)
간행물 소개
현대북한연구 26권 3호에서는 일반논문 6편을 선정하여 싣는다.

김도민은 1970년부터 1975년까지의 시기를 중심으로 북한의 쁠럭불가담(non-alignment) 관련 인식과 대외활동의 양상을 규명하고자 했다. 1970년부터 다시 열리기 시작한 쁠럭불가담 수뇌자회의에 대해, 북한은 적극적인 대외활동을 펼쳐 나갔다. 특히 북한은 1973년 열리는 제4차 쁠럭불가담 수뇌자회의에서 채택된 한반도 관련 선언 및 결의문이야말로 자신들의 ‘자주적 대외정책’의 승리로서 규정하고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이러한 성과를 이어받아, 1975년 페루 리마에서 열린 쁠럭불가담 외상회의에서 북한은 남한을 따돌리고 홀로 가입에 성공했다.

이준식은 구소련, 중국, 베트남 헌법과 달리 북한은 조선로동당의 헌법 준수 의무를 헌법에 직접 명시하지 않고 있다. 이 글은 사회주의 체제에서 당의 헌법 준수 문제는 헌법 명시 여부와 무관하게 사회주의 당이론, 국가 및 법이론에 비추어 인정되는 원리임을 강조한다. 따라서 북한체제가 사회주의적 보편성을 공유하고, 또 북한 법체계가 사회주의 법원리를 공유한다는 것을 전제한다면 조선로동당 역시 북한헌법의 테두리 내에서 활동해야 함을 지적한다. 당 정책의 변화로 인해 당이 헌법을 준수하지 못할 상황이라면, 당이 국가에 대한 영도력을 발휘하여 헌법을 수정·보충하도록 한 후 헌법에 상충하지 않게 활동하는 것이 사회주의 제 이론에 비추어 타당하다.

오삼언·배재수는 소나무를 연구 대상으로 한 창의적인 주제로 북한 이해의 지평을 넓힌다. 북한에서 소나무는 ‘남산의 푸른 소나무’라는 관용어를 떠올릴 만큼 ‘만경대혁명일가’를 상징해 왔다. 그런데 소나무가 ‘국수’로 지정된 후부터는 역설적으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아니라 민족성이 부각된다. 소나무는 효용성이 아니라 지조, 충절, 기상 등을 의미하는 상징성 측면에서 국수로 지정됐다. 문학예술·교육 분야에서 소나무를 우선시하는 변화가 일어났으며 소나무 경관은 김정은 시대의 상징 경관으로 내세워질 가능성이 있다. 소나무를 민족, 국가와 연관 지어 투영한다는 점에서는 남북이 닮은꼴이라고 할 수 있지만, 북한의 국수 소나무에는 사회주의 체제 수호의 욕망이 투영돼 있다. 우리 민족이 사랑해 왔던 소나무는 지금도 남북 모두가 사랑하는 나무다. 소나무는 남북의 화해와 협력을 이끄는 소나무가 될 수 있을까.

김은진·고도연은 시스템 사고를 통해 북한 농촌 재생에너지 보급 문제에 관한 북한의 정치·경제적 상황과 국제적 입장을 조명하여 인과지도를 구성하고 제언을 도출하였다. 시스템 분석을 위해 내부와 외부로 요인을 범주화하였으며, 북한의 경제정책, 지역 간 격차, 자력갱생 정책, 시장화를 통한 재생에너지 보급, 대북제재로 인한 무역과 개발협력 제한, 기후변화 대응과 국제논의 참여 등이 농촌 재생에너지 보급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하였다. 이를 통해 북한 농촌 재생에너지 보급의 지연 요인과 확대 요인 및 관계 역학을 파악하였고, 특히 북한 개발협력의 지레 점인 기후협력을 포착하여 향후 기후협력 경로를 통한 재생에너지 협력 가능성을 개진하였다.

신종대는 현재 남북관계를 풀고 북한의 비핵화를 이룰 왕도나 묘안이 사실상 없는 상황이라는 전제하에 현 상황과 조건에서 가능한 통일·대북정책의 방향과 과제가 무엇인가에 주목한다. 분단국가에서의 핵심적 갈등 사안인 통일과 남북문제는 특정 정파가 독점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므로 여야의 합의 도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북한의 비핵화와 남북관계의 획기적 진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조건에서도 국내 수준에서 할 수 있거나 해야 할 일에 집중하여 일정한 성과를 내는 것도 유의미한 성과가 될 수 있다는 최소강령적 접근의 중요성과 의미를 강조한다.

김상기는 과거 북핵 협상이 한반도 위기관리와 북한 핵·미사일 개발의 지체 효과를 낳았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1994년과 2017년 한반도 전쟁 위기 타개 사례 분석을 통해 북핵 협상의 위기관리 효과를 설명하며, 또한 협상국면과 협상이 중단된 교착국면 시기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 추이를 비교·분석하여 협상국면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가 상대적으로 지연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러한 분석결과에 근거하여, 북핵 협상 무용론과 전략적 인내 정책을 비판하면서, 대화·협상 재개를 위한 능동적 대북정책 추진이 필요하다는 정책적 시사점을 제공한다.

어느덧 겨울입니다. 계절의 변화도 느낄 새 없이 북한 연구에 정진하는 연구자들의 노력으로 깊이 있는 논문들이 모여 현대북한연구 26권 3호를 펴냅니다. 피와 땀이 담긴 논문을 보내 주신 모든 연구자분들과 꼼꼼한 심사평으로 논문의 완성도를 높여 주신 심사위원분들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 비록 몸은 추운 겨울이지만, 소중한 사람들과 마음 나누는 따뜻한 겨울 보내시길 바랍니다.

 

2023년 12월

편집주간 김성경
목차
  • 1970~75년 북한의 쁠럭불가담(non-alignment) 인식과 활동: 쁠럭불가담 회의를 중심으로 / 김도민(강원대학교)다운로드
  • 사회주의 당의 영도원칙과 헌법 준수 의무의 관계 / 이준식(한백경제협력포럼)다운로드
  • 북한의 소나무 ‘국수’ 지정과 함의 / 오삼언(국립산림과학원)·배재수(국립산림과학원)다운로드
  • 시스템 사고를 통한 북한 농촌 재생에너지 확산 경로 분석 및 함의 / 김은진(서울대학교)·고도연(서울대학교)다운로드
  • 윤석열 정부의 통일·대북정책 검토와 과제: 국내 수준의 합의 도모와 성과 추구 / 신종대(북한대학원대학교)다운로드
  • 북핵 협상의 2차 효과: 한반도 위기관리와 북한 핵·미사일 개발의 지체 / 김상기(통일연구원)다운로드